ACN코리아 ‘물류’로 급성장…NRC '알뜰폰‘으로 제2도약

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이 18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다단계판매 중단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혀 기로에 선 이동통신 다단계판매 업체들이 이에 대응해 어떤 행보를 펼칠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의 ‘다단계판매 중단 적극 검토’ 발언에 앞서 다단계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통신 다단계판매 업체들은 다단계판매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자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생활용품 등 물류(물적 유통)를 취급하려고 꾸준히 준비해 왔다.

◆판매원 숫자 많으면 ‘물류’ 분야서 큰 위력

아이에프씨아이(IFCI)와 아이원, 엔이엑스티, ACN코리아 등은 이동통신상품이 주력으로 ‘통신 다단계판매’ 업체로 분류된다. 반면 한국암웨이, 애터미, 뉴스킨코리아, 한국허벌라이프 등은 물류에 집중하는 업체다.

통신 다단계판매 업체도 한국암웨이 등과 마찬가지로 물류를 취급해 취급 상품 다각화를 통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통신 다단계판매 업체들이 발 빠르게 물류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는 통신 못지않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상품과 함께 물류를 병행해 성공한 ACN코리아의 사례도 있어 통신다단계판매 업체들의 발걸음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 다단계판매사업자 정보공개에 따르면 2010년 5월 다단계판매업으로 등록한 ACN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 1217억원 중 상위 1위에서 5위 품목 매출 합계액은 880억원으로, 이중 모바일 MVNO와 대리점모바일 MNO를 합친 통신상품은 398억원인 반면 베네비타 C3, C4, Shake it 등 건강식품 매출은 481억원으로 통신상품을 앞섰다.

세계 최대 직접판매 통신회사로 알려진 ACN의 한국법인인 ACN코리아는 지난해 건강식품 등 물류부문 매출 신장에 힘입어 2014년 527억원이었던 매출액은 130% 급증했다.

ACN코리아의 2014년 매출액 526억원 중 매출 상위 1위 플래시모바일 MVNO 77억원, 2위 대리점모바일 MNO 74억원, 3위 아이리스탭 50억원, 5위 DPS MRC 44억원 등 4개 통신상품을 합친 금액은 245억원으로 전체의 46.6%를 차지했다.

반면 상위 5위에 포함한 건강식품은 49억원(상위 4위)을 기록한 베네비타밸런스키트가 유일했다.

2014년 매출 상위 5위 이내 품목 중 물류부분 매출이 49억원 불과했던 ACN코리아는 지난해 상위 5위 이내 폼목 중 물류부분은 481억원으로 치솟아 1년새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ACN코리아의 성장 동력은 물류 쪽인 셈이다.

물류부분 매출 호조로 ACN코리아는 지난해 한국암웨이, 애터미, 뉴스킨코리아, 한국허벌라이프, 유니시티코리아, 아이에프씨아이에 이어 국내 다단계판매 업계 매출 7위에 올랐다. 2014년 순위는 16위였다.

ACN코리아의 성공 사례에 힘입어 통신 다단계판매 업체들의 물류 병행 여부가 직접판매 업계의 관심사로 떠오르며 통신 다단계판매 업체 중 매출액이 가장 많은 아이에프씨아이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물류 없이 LG유플러스 이동통신상품만을 판매한 아이에프씨아이가 건강기능식품 등을 비롯한 물류를 병행할 경우 업계는 ACN코리아 못지않게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판매원 숫자가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다단계판매업은 판매원이 대리점 역할을 한다. 판매원들이 영업을 책임지기 때문에 판매원 숫자가 다단계판매 업체의 매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공정위 사업자정보공개에 따르면 아이에프씨아이의 지난해말 현재 등록 총판매원 수는 26만8447명으로, 이중 후원수당을 지급받고 있는 판매원 수는 16만4985명에 달했다. ACN코리아는 등록 총판매원 수 5만3185명, 후원수당을 지급받고 있는 판매원 수 2만8293명으로 아이에프씨아이의 5분의 1에도 못 미쳤다.

후원수당을 받는 판매원 숫자를 비교하면 아이에프씨아이가 ACN코리아에 비해 13만6000여명이 많다. 이들 판매원 숫자가 매출과 직접 연결되는 다단계판매 업계의 특성 때문에 통신 다단계판매 업체 아이에프씨아이가 물류를 추가할 경우 높은 성장세를 이룰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신 다단계판매 업체 엔이엑스티는 올해 7월 화장품과 건강식품을 새로 선보였다.

지난해 120억원의 매출을 올린 엔이엑스티는 상위 1위부터 5위 품목 모두 통신상품으로 114억원을 기록했다.

통신상품이 매출액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엔이엑스티가 물류를 병행하게 된 이유는 이동통신 다단계판매가 외부의 입김으로 인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 ACN코리아(위)와 앤알커뮤니케이션의 2015년 매출액 및 상위 5위 품목. [출처=공정위 사업자정보]
▲ ACN코리아(위)와 앤알커뮤니케이션의 2015년 매출액 및 상위 5위 품목. [출처=공정위 사업자정보]

◆자체 상표-독자 요금 ‘알뜰폰’ 통신비절감에도 기여

한편 업계에서는 통신 다단계판매 업체들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물류와 함께 알뜰폰(MVNO) 쪽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흔히 알뜰폰이라 불리는 MVNO(MVNO, 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통신망을 도매로 임차해 저렴한 요금으로 제공하는 이동통신서비스를 말한다.

MVNO는 이동통신망사업자의 망을 빌려 쓰지만 사업자가 자체 상표와 독자적인 요금체계를 설정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통신 다단계판매 시장은 MVNO와 이동통신사 대리점 또는 판매점 역할을 MNO가 혼재되어 있다. 두 가지 형태를 모두 다 갖춘 곳은 앤알커뮤니케이션(NRC)과 ACN코리아가 대표적이다.

앤알커뮤니케이션의 지난해 총 매출액 811억 중 501억원이 앤텔레콤 MVNO선불요금이 차지해 MVNO 매출이 전체 매출액의 61.8%에 달한다.

2000년 1월 다단계판매업으로 등록한 앤알커뮤니케이션은 국내에서 통신상품 다단계판매를 처음 시작해 2006년 1689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한국암웨이 등에 이어 다단계판매업 매출 순위 3위에 올랐다.

당시 매출액의 60%(945억원)는 이동통신사의 선불요금인 MNO 상품이 차지했지만 지난해 KT 선불요금은 36억원에 불과해 MVNO 선불요금의 1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ACN코리아의 매출 상위 1위 품목은 253억원을 기록한 모바일 MVNO로 4위에 머문 대리점모바일 MNO 145억원에 비해 108억원 많았다.

앤알커뮤니케이션과 ACN코리아는 현재 모두 KT의 망을 빌려 MVNO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통신 다단계판매가 사회적 질타를 받게 된 것은 고가단말기와 고가요금제 문제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나아가 통신 취약계층을 위한 저렴한 요금제와 저렴한 단말기 보급을 통한 가계통신비 인하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으로 다단계판매 업체들은 알뜰폰(MVNO)을 눈여겨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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