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이미경 부회장에게 퇴진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조원동(60)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 등의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1일 조 전 경제수석을 강요미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경제수석은 CJ그룹 내 문화사업을 이끌어온 이 부회장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차관보, 국무총리실 사무차관을 거쳐 2013년 3월 청와대에 입성한 조 전 경제수석은 같은 해 말 CJ그룹 최고위층 인사와 전화통화에서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너무 늦으면 진짜 저희가 난리가 난다”고 말한 녹음 내용이 이달 초 한 종편채널을 통해 공개되며 파문을 일으켰다.

조 전 경제수석은 다음해 2014년 6월 청와대 참모진 개편 때 물러났고, 이 부회장은 4개월 후인 같은 해 10월 해외로 나갔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원동 전 경제수석은 지난 17일 특별수사본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후 1시 50분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나온 조 전 수석은 기자득이 심경을 묻자 “참담하다”며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나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경제수석을 지냈다는 사람이 이런 자리에 와 있다는 것 자체가 좀 부끄럽고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조 전 경제수석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해 10월 2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 근처에서 술을 마신 채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 사고를 내고 출동한 경찰의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기소됐다.

한편 한 조간신문은 조 전 경제수석이 검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에게 퇴진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1일 보도했다.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시 23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조 전 경제수석은 옛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출발해 재정경제부 등 요직을 두루 거쳐 엘리트 경제관료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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