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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징금 218억 깎아준 공정위 뒤늦게 ‘아뿔사’“김앤장 변호사가 중요 사실 누락한 자료 제출” 징계 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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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4  18: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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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가 과징금 감경 사유와 관련해 중요한 사실을 누락한 자료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200억원대 과징금을 경감하는 재결을 이끌어낸 김앤장 소속 변호사 A씨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여부 검토와 조치를 대한변호사협회에 의뢰하기로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성신양회 ‘원심결 과징금 2015년 선반영’ 모르고 절반 경감

공정위는 2015년 12월 7개 시멘트 제조사의 부당한 공동행위(담합)에 대한 건을 심의해 성신양회(주)에 436억5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한 후 의결서를 다음해 3월 송달했다.

성신양회의 이의신청 및 행정소송 대리인으로 선임된 김앤장 A변호사 등은 지난해 3월 과징금 납부 연기 및 분할납부 신청을 한데 이어 다음달 11일 원심결에 대한 이의신청을 공정위에 제기했다.

이의신청 건에 대한 심의를 앞둔 같은 해 5월 공정위 담당공무원은 김앤장 소속 변호사에 전화를 걸어 “피심인(성신양회)의 과징금 납부기한 연장 및 분할납부 신청 의견서상 피심인 회사가 2015년 당기순이익이 적자이고, 다른 사건 판결에 따라 ‘의결일’ 기준으로 보면 3개년(2013~2015년) 가중평균 당기순이익 적자에 해당돼 과징금 감경을 주장할 수 있는데 이러한 내용을 이의신청 의견서(1차)에서 주장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김앤장 소속 A변호사는 같은 달 12일 “다른 사건 판결에 따라 원심결 의결일(2016. 3. 3.)을 기준으로 재무상태를 고려하여야 하며,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개년 가중평균 당기순이익이 적자에 해당되어 과징금 감경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담은 이의신청 추가의견서(2차)를 공정위에 제출하며 성신양회의 2015년 재무상태표와 포괄손익계산서를 첨부했다.

공정위는 같은 달 18일 전원회의를 열어 성신양회의 과징금을 436억5600만원에서 218억2800만원으로 50% 감경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담은 재결서로 다음달 송달했다.

공정위가 만든 ‘과징금 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구 고시 2014-7호)’는 부과과징금을 결정할 때 위반사업자의 현실적 부담능력을 고려해 50% 범위 내에서 감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시 IV 과징금의 산정기준, 4 부과과징금의 결정).

재무제표상 심의일 기준 직전 사업연도, 전전 사업연도, 전전전 사업연도의 당기순이익을 각각 3:2:1로 가중평균한 금액이 적자 또는 직전 사업연도의 재무제표상 자본금이 잠식이 있는 경우 다른 사유까지 겹치면 50%를 초과해 감액할 수도 있다.

성신양회 측 대리인은 2차 의견서를 통해 “3년 가중평균한 당기순이익이 134억8200만원 적자”라고 주장했고, 공정위 전원회의는 이를 인정해 과징금 절반을 감경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피심인 측이 2차 의견서와 함께 제출한 2015년 재무제표에는 원심결 과징금이 선반영된 사실에 대한 설명이 누락돼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고 올해 2월 8일 전원회의를 열어 과징금 50% 감경 재결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가 2016년 3월(의결서 기준) 부과한 과징금 436억원을 미리 반영하지 않았다면 2015년 재무제표상 당기순이익은 적자(338억원)가 아닌 흑자(98억원)로, 3년 가중평균 당기순이익 역시 흑자였다.

◆이의신청 때 ‘선반영으로 적자 전환’ 적은 사업보고서 내용 안 알려

공정위는 성신양회에 부과한 원심결 과징금이 2015년 재무제표에 선반영돼 있다는 사실을 누락·은폐한 김앤장 변호사의 행위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성신양회는 2015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원심결 과징금의 선반영으로 인해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되었다고 부기하고 있었지만 2차의견서를 제출할 때 이러한 사실을 누락했기 때문이다.

 

   
▲ 성신양회 2015년도 사업보고서 중 일부. [출처=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 공정위가 성신양회에 부과한 과징금 절반을 경감한 재결서.

김앤장 A변호사는 성신양회 이의신청 전인 지난해 초 골판지 이면지-골심지 원지 제조·판매사업자의 담합 등 사건을 대리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으로 부과받게 될 과징금을 예상해 이를 직전 사업연도(2015년) 재무제표에 선반영하면 감경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공정위의 설명을 들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지난해 2월 24일 전원회의 심의일 전에 피심인들이 부과예상과징금을 2015년 재무재표에 선반영한 사실을 인지하고 같은 해 3월 “예상과징금을 제외하고 산정된 수정 재무제표 자료를 다시 제출하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제지회사 2곳을 대리한 A변호사는 다음달 8일 이에 대한 회신의견서를 제출하며 “예상과징금을 제외하고 당기순이익을 산정할 경우 2개 업체의 3년 가중평균 당기순이익이 적자가 아니다”는 사실을 적시했다.

김앤장이 대리한 성신양회의 이의신청 건은 골판지 이면지 등 담합사건 심의와 이어져 있어 성신양회가 원심결의 과징금을 선반영했다는 사실을 A변호사가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A변호사는 2003년 2월부터 2008년 4월까지 5년여 동안 공정위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고, 김앤장에 들어간 후 수행한 업무 중 공정위 관련 업무가 80~90% 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신양회 측은 공정위의 과징금 감경 취소 결정에 대해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0월 25일 “재결에 하자가 있어 과징금 감면 취소는 위법하지 않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지난달 21일 전원회의를 열어 A변호사에 대한 징계를 대한변협에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변호사법 제24조(품위유지의무 등) 제2항은 “변호사는 그 직무를 수행할 때에 진실을 은폐하거나 거짓 진술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 정직, 과태료, 견책 등 징계를 받을 수 있다(법 제90조 제2항).

변호사 윤리장전은 “변호사는 그 직무를 행함에 있어서 진실을 왜곡하거나 허위진술을 하지 아니한다(제2조 제2항)”고 정하고 있다.

◆지난해 다른 담합사건 심의하다 발견... 올 들어 "감면 취소" 

공정위가 성신양회에 부과한 과징금을 재결을 통해 200억원 이상 깎아주었다 이를 취소한 사실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은 지난 10월 19일 공정위 등에 대한 국감에서 이런 사실을 폭로하며 “성신양회를 대리한 김앤장 변호사는 공정위에 5년간 근무하고 그 뒤 김앤장에서 8년째 근무 중이고, 다른 변호사 역시 공정위에 5년 근무하고 18년째 김앤장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가 지난해 6월 3일 작성한 재결서(제2016-020호)에 따르면 성신양회의 이의신청 건 대리인으로 이름을 올린 변호사는 김앤장 소속 A변호사 뿐만 아니라 3명이 더 있었다.

하지만 공정위는 중요한 사실을 누락한 자료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200억대 과징금을 경감하는 재결을 이끌어낸 사건과 관련 A변호사 외 B·C·D변호사 3명에 대해서는 징계를 요청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공정위 관계자는 4일 “성신양회 이의신청과 관련한 의견서를 A변호사가 주도적으로 작성한 점, 또한 직전의 골판지 이면지-골심지 원지 담합사건을 대리하며 원심결 과징금을 선반영하면 경감감경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가 올해 2월 17일 작성한 의결서(제2017-073호)를 보면 A변호사와 함께 대리인으로 이름을 올린 B변호사는 1994년부터 1998년까지 5년 가량 공정위에서 근무한 후 김앤장으로 옮겨 18년째 근무하며 담합사건을 위주로 공정위 사건을 매년 4~5건 정도 직접 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A변호사는 이면지-골심지 원지 담합사건과 관련 제지회사를 대리하며 같은 김앤장 소속 E변호사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성신양회 측이 제출한 의견서에 따라 지난해 5월(심의 기준) 과징금 절반을 감면하는 결정을 내린 공정위는 중요한 사실을 누락한 자료를 제출하는 방법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공정위 관계자는 “성신양회의 다른 담합사건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파악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 3개 드라이몰탈 제조사의 부당한 공동행위(담합)에 대한 건을 심의해 성신양회 55억1300만원 등 총 57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지난해 10월 21일 작성된 의결서(제2016-294호)에 따르면 성신양회의 대리인은 김앤장 소속 A변호사와 B변호사가 맡았다. 성신양회에 부과할 과징금은 2차 조정으로 110억2700여만원이 산정되었지만 공정위는 2013~2015년 3년 당기순이익 가중평균이 적자라는 등의 이유로 들어 절반을 감액한 55억1300만원(100만원 미만은 절사)으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 관계자는 “드라이몰탈 담합 건은 시멘트 담합 건과 다른 사건이라 ‘원심결 과징금 선반영은 감면 사유 제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노태운기자  |  nohtu@maeilmarke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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