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폭로후 민주당 만류에도 사직서 제출...“미투 지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서울 동대문구을)이 12일 의원직 사직서를 제출했다.

국회 홈페이지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민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 사직의 건’을 제출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민병두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을 지목한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폭로 보도가 나오자 “저는 문제 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기억한다”면서도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 민병두 의원이 지난해 10월 19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모습.
▲ 민병두 의원이 지난해 10월 19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모습.
▲ [출처=국회 홈페이지 의안정보시스템]
▲ [출처=국회 홈페이지 의안정보시스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여성사업가 A씨가 이날 오후 탐사보도전문매체 뉴스타파를 통해 민 의원이 2008년 5월 갑자기 자신을 키스를 당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폭로했다. 민 의원은 같은 해 4월 실시된 18대 총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한 상태였다.

제17대 비례대표에 이어 제19대, 제20대 총선 서울 동대문구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한 민 의원은 폭로가 나온 직후 입장문을 내 “그분이 상처를 받았다면 경우가 어찌되었던 죄송한 마음으로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하지만 문제 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기억한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그러면서도 “정치를 하면서 한 인간으로서 제 자신에게 항상 엄격했다”며 “제가 모르는 자그마한 잘못이라도 있다면 항상 의원직을 내려놓을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며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의원직 사퇴 표명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며 의원직 사퇴 결정을 재고해 줄 것을 여러 방면으로 요청했지만 민 의원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끝내 의원직 사직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

민 의원은 의원직 사직서를 제출한 12일 언론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미 밝힌 대로 의원직을 사퇴한다”며 “제가 한 선택으로 제 말에 귀를 기울여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민 의원은 이어 “앞으로도 어디에 있건 공의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국회법은 국회의원이 사직하고자 할 경우 본인이 서명 날인한 사직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해야 하고, 이때 국회는 의결로 의원의 사직을 허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회가 폐회 중일 경우 의장이 허가할 수 있다.

현재 임시국회가 소집된 상태이지만 여야 간 의사일정이 합의가 안 된 상황이라 민 의원의 사직서 처리는 당장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 의원의 사직서가 처리되면 여당인 민주당 의석은 120석으로 줄어 116석인 제1야당 자유한국당과의 의석 차는 4석으로 좁혀진다.

민 의원이 소속된 정무위원회(위원장 자유한국당 김용태 의원)은 13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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