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혼 살아 숨쉬는 통영

 

남해 앞바다는 점점이 떠 있는 다도해 사이로 해가 뜬다.
남해 앞바다는 점점이 떠 있는 다도해 사이로 해가 뜬다.

조용한 경남 통영 앞바다에 어둠을 헤치고 동이 튼다. 동해바다의 일출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바다 가운데 점점이 떠 있는 섬들 사이로 태양이 고개 내밀면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감상하는 듯 하다. 고요한 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시심이 절로 떠오른다.

경남 통영은 바다와 항구 그리고 예술가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소설가 박경리, 시인 김춘수, 화가 이중섭, 작곡가 윤이상 등 수많은 예술가의 흔적이 남아 있는 통영은 한국의 나폴리로 불린다.

통영에서 미륵산에 오르지 않으면 통영의 참 멋을 맛보았다고 할 수 없다. 봉평동에 위치한 미륵산은 통영의 명물이다. 통영8경 중 1경이 미륵산에서 바라본 한려수도다. 미륵사 입구까지 차량 통행이 가능해 미륵사에서 미륵산 정상까지 30~40분 남짓 소요된다.

남녀노소 오르기에 크게 무리가 따르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가파르다. 미륵산 정상에 다다르기 직전 소설가 박경리의 묘소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박경리 묘소 전망 쉼터’가 설치되어 있다. 산 아래 양지바른 곳에 고요히 잠들어 있는 박경리의 묘소가 눈에 들어온다.

미륵산 정상에서 통영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미륵산 정상에서 통영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미륵산 정상에 오르면 남쪽 바다에 펼쳐진 한려수도를 감상할 수 있다. 비진도, 욕지도, 사량도 등 한려수도에 펼쳐진 크고 작은 섬들과 청마 유치환이 노래했던 에메랄드빛 하늘과 쪽빛 바다가 여행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통영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장소는 통영시 동호동에 위치한 ‘남망산’이다. 밤에 오르면 더 환상적이다. 바다와 도시가 어우러진 통영항의 야경이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남망산조각공원은 세계 10개국 유명 조각가 15명의 작품이 전시됐다.

통영의 앞바다는 남망산을 사이에 두고 동호와 서호로 나뉜다. 동호에는 청마 유치환이 서호에는 작곡가 윤이상이 살았다. 남망산을 내려와 반대편 쪽 동피랑을 바라보고 걸으면 통새미길에 시인 김춘수의 생가가 있다.

통새미는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정을 나누는 바닷가의 공동우물이다. 통새미를 지나 높은 언덕배기에 위치한 동피랑 마을로 들어서면 온통 마을이 ‘벽화’천지다. 통영에서는 언덕을 피랑이라고 부른다. 동피랑은 작은 골목이 굽이굽이 연결된 산꼭대기 마을이다.

골목길을 빠져 나와 중앙시장을 향해 조금만 걸으면 청마 유치환 생가터에 다다른다. 지금은 한약방이다. 생가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청마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유치환의 시비와 동상이 세워진 청마거리에는 통영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과 유치환이 살던 때부터 있었던 오래된 성당이 있다. 청마거리에는 그가 매일 같이 찾아가 편지를 쓰던 통영우체국이 자리하고 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우체국은 신식으로 지어져 옛 모습이 사라졌지만 유치환의 ‘시심(詩心)’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통영의 또 다른 명물, 클럽이에스 통영리조트에서 바라본 다도해의 모습의 일품이다.
통영의 또 다른 명물, 클럽이에스 통영리조트에서 바라본 다도해의 모습의 일품이다.

청마거리 끄트머리에 세병관이 보인다. 지난 2002년 국보 305호로 승격 지정된 세병관은 정면9칸 11자, 측면 6칸 56자 크기다. 단층 팔작지붕으로 된 세병관은 1603년(선조 36) 충무공 이순신의전공을 기념하기 위하여 설립됐다.

세병관은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목조 고건축중에서 경복궁 경회루나 여수 진남관(鎭南館) 등과함께 평면 면적이 큰 건물의 하나이자,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지방 관아의 건축물로 꼽힌다.

통영의 또 다른 명물은 클럽이에스 통영리조트다. 미륵도 남쪽에 위치한 휴양전문리조트인 이곳은 한려해상 국립공원에 자리하고 있다. 일출과 일몰을 리조트 내에서 감상랄 수 있으며 바다에 펼쳐진 다도해 풍경이 대자연의 신비로움을 안겨준다.  리조트 내 수영장에서 바라본 다도해가 색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김순희기자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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