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예산으로 개인교육비 집행” 공정위 조사서 드러나

▲ 박제현 이사장이 지난 10월 25일 국회 정무위의 공정위 등에 대한 종합국감 일반증인으로 출석해 선서하는 모습.
▲ 박제현 이사장이 지난 10월 25일 국회 정무위의 공정위 등에 대한 종합국감 일반증인으로 출석해 선서하는 모습.
조합 교육훈련비로 책정된 예산 1000만원 중 800만원을 개인적 교육비로 집행한 한국상조공제조합 박제현 이사장이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물러난다.

박제현 이사장은 11일 열린 조합 임시총회에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 할부거래과 관계자는 “(박 이사장의) 사임은 총회와 상관없는 것"이라며 "(사임하겠다는) 통보를 받았고, 어제(12일)부터 출근하지 않는다고 들었다”고 13일 밝혔다. 이어 "이사장 처리 문제 등도 있어 조합에 후속처리 방향을 문의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조합 관계자는 이날 “박 이사장이 임시총회에서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며 “정관에 따라 이사회에서 직무대행 선출해야 하는데, 업무 공백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18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직무대행이 선출된 후 인수인계를 하고 물러날 예정”이라고 공정위 관계자와 다른 말을 했다.

한국상조공제조합 정관 제34조(임원의 직무) 제2항은 “이사장이 사고가 있을 때에는 상근이사가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현재 조합에는 상근이사가 없어 이사회 의결로 지명한 이사가 그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제3항).

조합 이사회는 이사장 및 상근이사, 총회에서 선임하는 조합원 2인(조합원 이사), 공익이사 3명 등 7인 이내로 구성하게 돼 있다.

조합은 11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오준오 보람상조라이프 대표이사와 마상욱 세종라이프 대표이사를 조합원 이사로 선임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박제현 이사장은 서울대 생활과학대학 웰에이징․시니어산업 최고위과정(교육기간 2018년 4월 3일~11월 29일)에 등록하며 조합의 예산 800만원을 사용한 사실이 공정위 정기조사에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서울 노원갑)은 지난 10월 국정감사 때 이를 지적하며 “공정위는 한국상조공제조합의 부적절한 교육예산 집행을 발견하고도 ‘향후 직원의 역량강화에 필요한 교육에 적극 참여하고, 공제조합과 직접적인 업무관련성이 없는 교육에 예산이 지출되지 않도록 집행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는 내용의 통보에만 그쳤다”며 “공정위 출신인 이사장의 방만경영에 대해 공정위가 눈감아줬다고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2016년 9월 공정위를 명예퇴직한 후 같은 해 11월 공정위가 설립 인가한 조합 이사장에 선임됐다.

고용진 의원 같은 달 25일 박제현 이사장을 공정위 등에 대한 종합국감 증인으로 불러 “조합이 이사장에게 지급하는 경영활동수당에 대해 공정위가 2015년, 올해 두 차례 정기조사에서 지적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이 문제는 공정위 출신 OB와 현직 공정위 직원 간의 끈근한 결속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2010년 9월 시행된 개정 할부거래법에 따라 상조업 소비자피해보상기관으로 출범한 한국상조공제조합은 같은 해 12월 김범조 이사장, 2013년 12월 장득수 이사장에 이어 지난해 1월 박제현 이사장까지 3번 연속 공정위 출신이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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