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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상품 ‘선불식 할부계약’ 못 들어간 사연상조업 등록제 할부거래법 개정때 장례-혼례 상품이 주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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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3  17: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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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회사와 그 자회사 또는 관계회사가 판매하는 크루즈상품이 할부거래법이 규정한 '선불식 할부계약'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관련 부처가 시행령에 이를 포함시키지 않아 대규모 소비자피해를 유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 [사진출처=KBS-2TV '제보자들' 화면 촬영]
6일 방영한 KBS-2TV ’제보자들’은 ‘14만 가입자 울린 어느 상조회사의 배신’ 편을 통해 “올 들어 폐업한 A상조업체의 관계회사 B투어가 함께 문을 닫았다”며 “기막힌 사실은 A상조업체에 가입한 피해자는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할부거래법)에 따라 납부금 중 50%를 보상받을 수 있지만 B투어가 판매한 적립식 여행상품은 선불식 같은 법이 정한 선불식 할부계약에 해당하지 않아 피해자들은 관광공제회의 영업보증금 4000만원을 1/N로 나누어 보상받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폭로했다.

한 부부는 지난 2016년 해외여행을 꿈꾸며 칠순기념 크루즈 여행상품에 가입해 일용직, 빌딩청소 등으로 모은 돈을 매달 14만원씩 납입하며 만기일만 손꼽아 기다렸지만 올해 5월 직접 찾아간 B투어 사무실은 굳게 닫혀 있었다.

A상조업체에 가입한 5만4000여명(누적 선수금 700억원 가량)은 이 업체가 선수금 절반 보전을 위해 공제계약을 체결한 한국상조공제조합에서 납입금의 50%를 피해보상금으로 받을 수 있지만 B투어 크루즈상품에 가입한 8만여명은 사실상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프로그램은 전했다.

A상조업체와 B투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올린 2017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두 회사 최대주주는 최모씨로 동일인이었다. 2018년도 감사보고서는 회계법인이 재무제표와 주석 내역을 제공받지 못해 공시되지 않았다.

◆시행령으로 정할 수 있어 법 개정 없이도 포함 가능

상조상품을 판매하는 상조업체를 선불식 할부거래업으로 등록하도록 규정한 할부거래법은 제2조(정의) 제2호에 “선불식 할부계약이란 계약의 명칭·형식이 어떠하든 소비자가 사업자로부터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재화 등의 대금을 2개월 이상의 기간에 걸쳐 2회 이상 나누어 지급하고 재화 등의 공급은 대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한 후에 받기로 하는 계약을 말한다”며 가목에 ‘장례 또는 혼례를 위한 용역 및 이에 부수한 재화’, 나목에 ‘가목에 준하는 소비자피해가 발생하는 재화 등으로서 소비자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재화 등’으로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령(시행령)을 살펴보면 나목과 관련한 아무런 언급을 찾을 수 없다.

이런 사정이 있었다.

2007년 상조업 소비자거래 관련 피해가 급증해 사회문제로 불거지자 정부는 공정거래위원회 주관으로 보건복지부, 금융감독위원회(당시), 한국소비자원 및 민간전문가로 TF를 구성해 종합관리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같은 해 10월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에서 관혼상제에 소비자가 상조업자에게 일정 금액을 사전에 분할 납부하거나 일시에 납부하고 행사 때 해당 업자로부터 약속된 서비스를 제공받는 상조업에 대해 “영세성, 독자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별도 입법보다는 ‘선불식 할부거래’로 규율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기존의 할부거래법을 개정하기로 결정했다. 주관부처는 공정위로 정했다.

공정위는 다음해 10월 할부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2009년 3월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 권택기 의원이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권택기 의원 개정안과 구상찬 의원, 김춘진 의원이 발의한 법률안을 심의해 같은 해 12월 30일 위원회 대안으로 법안을 의결했다.

이날 정무위원회 한 의원은 개정안의 제2조 제2호 나목 ‘소비자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재화 등’을 거론하며 “그러면 이 세상 모든 계약이 다 선불식 할부거래가 된다”며 “장례 또는 혼례로 특정하면 되는데 (대통령령 위임 조항을 둬) 원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분양)아파트도 다 할부거래가 돼 버린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호열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은 “상조 형식을 소비자법제에 포섭을 하다 보니 할부거래법에 의한 접근이 가장 무난하다(고 판단했고), 그리고 제2호에 우리가 지금 문제 삼고 있는 상조에 관련된 항목을 가목에다 묶고 기타 이와 유사한 소비자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열거 방식을 채택했다”며 “법률에서 규율해야 될 사항을 시행령에 위임하는 경우는 소비자법에서 더러 있다”고 답변했다.

   
▲ 2009년 12월 30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호열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이 답변하는 모습. [출처=국회 영상회의록]
정호열 당시 공정위원장은 “입법 과정에서 골프(회원권)라든가 콘도 등의 선불거래 등에 대해서 여러 가지 논란이 제기가 돼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런 입법 형식을 채택했다”고 덧붙였다.

의원의 거듭된 지적에 정 공정위원장은 “저희가 시행령에서 별도로 정하지 않는 한 (의원님이) 언급한 부분들을 배제할 수 있도록 법적 장치를 만들었다”며 “이 부분은 시행령 운영 과정에서 특별히 유의해 제도 운영에서 불확실성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선불식 할부계약을 도입한 개정 할부거래법 조항이 시행된 지 9년이 되었지만 제2조 제2호 나목이 명시한 ‘소비자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재화’는 아직까지 단 한 가지도 없다.

◆김상조 공정위원장 “포함 여부 내부 검토중”

상조회사 또는 관계회사가 판매하고 있는 크루즈상품을 선불식 할부계약에 포함시켜야 할 지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크루즈상품) 소비자층이 특별한 보호대상인지가 쟁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크루즈상품을)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관광진흥법으로 다룰 것이냐 또는 (공정위 소관) 할부거래법으로 할 것이냐 문제가 먼저 정리돼야 한다”며 “여행업(관광진흥법)으로 안 되면 공정위가 나서는 게 수순”이라고 밝혔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2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한 당정협의회에서 크루즈상품 가입자의 소비자피해와 관련“(이 상품을) 선불식 할부계약에 포함시킬지 여부는 공정위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설명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상조공제조합(이사장 직무대행 오준오 보람상조라이프 대표)는 KBS-2TV ‘제보자들’ 방영 후 홈페이지 팝업창을 통해 “우리 조합과 공제계약을 체결한 천궁실버라이프(이안상조)가 폐업함에 따라 상조상품에 가입한 소비자에 대하여 납입금의 50%를 보상하는 소비자피해 보상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상공은 이어 “그러나 천궁실버라이프의 자회사인 CG투어는 상조상품이 아닌 크루즈 단일상품을 판매하는 회가로서 우리 조합과 공제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납입금 보전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며 “현재 상조상품 또는 상조와 크루즈 상품을 선택하여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조합의 공제계약사는 할부거래법에 따라 소비자가 불입한 납입금의 50%를 보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조보증공제조합(이사장 이병주)는 ‘KBS2 제보자들 보도내용에 따른 소비자 유의사항(질의응답)’을 통해 “할부거래법에는 상조에 대해 ‘장례 및 혼례’로 규정되어 있으나 크루즈상품(여행상품)을 가입하였더라도 상조서비스로 전환이 가능하다면 저희 조합과 같은 피해보상기관에 소비자가 납입한 금액을 예치하게 되어 있다”며 “저희 조합과 피해보상계약을 체결한 상조회사 17개사는 상조서비스로 전환이 가능한 크루즈상품에 대해 조합에 모두 예치해 추후 회사가 폐업했을 때 납입금액의 50%를 보상받을 수 있다”고 공지했다.

조합은 이어“크루즈상품(여행상품) 가입 때는 계약서 및 회원증서 내에 가입한 상품이 순수 여행상품인지, 상조서비스로 전환이 가능한 상품인지 기재가 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상조서비스로 전환이 되는 상품이라면 피해보상계약 체결기관이 어디인지 확인해 체결기관에 매월 납입금액이 잘 신고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노태운기자  |  nohtu@maeilmarke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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