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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상임위원-대기업 취업 OB 왜 만났을까2016년 8월 ‘가습기 살균제’ 심의 전후 수차례 면담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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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30  00:5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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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예용 부위원장이 27일 열린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공정위와 기업 간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제시한‘SK/애경/이마트 관계자-상임위원 방문 기록’.
2016년 8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심의·의결할 때 소회의 의장을 맡은 당시 상임위원이 피심인 기업과 같은 그룹 계열사에 재취업한 공정위 전직 간부를 여러 차례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상임위원 “공개적으로 직원들이 배석한 상태에서 만났다”

최예용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부위원장은 27일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증인 신문에서 “(2016년 8월) 공정위 심의 전후로 17명의 기업 관계자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담당한 책임자인 김성하 (당시) 상임위원을 방문했다”며 “이중 5명은 김 상임위원과 같은 시기에 공정위에서 근무했던 직원으로, 이들이 대기업에 취업해 공정위를 찾아가 로비했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최예용 부위원장이 제시한 ‘SK/애경/이마트 관계자-상임위원 방문 기록’ 자료에 따르면 그해 8월 3일 SK하이닉스 고문으로 있던 유모씨 등 3명, 같은 달 5일 신세계페이먼츠 고문 장모씨 등 3명, 8일 SK케미칼 변호인 법무법인 광장 두 명의 박모씨 등 5명, 다음날 9일 애경산업 변호인 김앤장 박모씨 등 6명, 16일 이마트 변호인 김앤장 박모씨 등 2명이 김 상임위원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유 SK하이닉스 고문, 장 신세계페이먼츠 고문, 세 명의 박 변호사가 공정위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고 최 부위원장은 지적했다.

공정위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 2016년 8월 12일 정부과천청사 심판정에서 제3소회의를 열어 애경산업(주) 및 SK케미칼(주)의 부당한 표시광고행위에 대한 건, ㈜이마트 및 애경산업(주)의 부당한 표시광고행위에 대한 건을 상정해 심의했다.

당시 3인으로 구성된 제3소회의 의장이 김성하 당시 상임위원이었고, 그는 심의를 전후해 피심인 SK케미칼과 이마트와 같은 그룹에 소속된 SK하이닉스와 신세계페이먼츠에 고문으로 재취업한 공정위 출신 퇴직자를 두차례씩 만났다는 것이다.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김성하 당시 상임위원은 “만났느냐”는 최 부위원장의 질문에 “만났다”고 인정했다.

김 당시 상임위원은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주고 받았느냐”고 묻자 “공정위의 사건 처리와 심의 절차에 대해 말하면 기본은 대심(對審)구조”라며 “피심인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한 사건청취절차에 따라 만났다”고 답변했다.

김 당시 상임위원은 이어 “사전청문절차는 지금도 공식화돼 있는 절차”라며 “저는 개인적으로 비공식적으로 만난 적이 없고, 공개적으로 저희 직원들이 배석한 상태에서 만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당시 상임위원의 증언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 청문회가 열린 서울시청 다목적홀에 설치된 대형스크린 화면에 함께 잡힌 특조위 최예용 부위원장(왼쪽), 공정위 유선주 전 심판관리관(가운데), 김성하 전 상임위원(오른쪽).
◆유선주 당시 심판관리관 “공식 절차 아닌 비공식 불법 관행”

공정위가 제3소회의를 열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심의한 2016년 8월에는 전원회의 또는 소회의 본 심의에 앞서 피심인의 방어권 보장, 심의의 효율적 운영 등을 위해 심의준비절차 제도를 두고 있었다.

공정위의 회의 및 그 운영과 사건의 조사·심사, 심의·결정·의결 및 그 처리절차에 관한 세부사항 등을 정한 ‘공정거래위원회 회의 운영 및 사건절차 등에 관한 규칙(고시)’ 제30조의2(심의준비절차의 개시) 제1항은 " 각 회의(전원회의 또는 소회의)의 의장은 심사보고서에 대한 피심인의 의견서가 제출된 이후 참고인 또는 이해관계인 등의 진술의 진정성에 다툼이 있는 경우, 사실관계가 복잡하거나 쟁점이 많은 경우 등에 해당되는 경우 심의준비절차에 부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심의준비절차는 이듬해 2017년 4월 사건절차 등에 관한 규칙이 개정되며 ‘의견청취절차’로 명칭과 함께 세부적인 내용도 바뀌었다.

김성하 당시 상임위원이 증언 과정에서 언급한 사건청취절차, 사전청문절차는 의견청취절차로 보이는데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심의한 제3소회가 열린 무렵인 2016년 8월에는 의견청취절차라는 제도가 없었으며, 당시는 비슷한 제도인 심의준비절차가 있었지만 가습기 살균제 사건 심의에 앞서 이 절차는 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 공정위가 2013년부터 2016년 10월말까지 개최한 심의준비절차 현황. [출처=정보공개청구자료]
본지가 같은 해 11월 공정위에 ‘2013년부터 열린 심의준비기일 전체 자료’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한 결과, 2013년부터 2016년 10월말까지 개최된 심의준비기일(절차) 횟수는 3번(사건은 2건)뿐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심의준비기일이 열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6월 당시 공정위 사건절차 등에 관한 규칙이 정한 심의준비절차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김 당시 상임위원이 기업체에 취업한 공정위 출신들을 만난 것과 관련 “개인적으로 비공식적으로 만난 적이 없고, 공개적으로 직원들이 배석한 상태에서 만났다”는 답변은 위증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공정위 유선주 당시 심판관리관은 ‘기업과 공정위의 유착 정황’을 묻는 최예용 부위원장의 질문에 “2018년 6월 검찰의 재취업 비리 수사로 언론 등을 통해 대거 국민들에게 알려진 내용”이라며 “김성하 증인은 (심의를 앞두고 피심인 기업 관계자를 만난 것이) 공식 절차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비공식 불법 관행에 해당한다”고 답변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는 지난해 8월 공정위 퇴직 간부들이 대기업에 불법적으로 재취업하도록 도움 혐의(업무방해)로 전 공정거래위원장, 부위원장, 운영지원과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수사 결과 공정위는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일감 몰아주기 등 각종 규제와 제재 대상인 대기업을 압박해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지난 7년간 18명의 퇴직간부를 16개 기업체 채용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노태운-김순희 기자

노태운기자  |  nohtu@maeilmarke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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