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개 결정…25일 전원회의 '시정방안 경영상 비밀' 비공개

▲ 조성욱 공정위원장(가운데)은 취임 후 처음으로 25일 전원회의를 열어 애플의 동의의결 절차 개시 신청 건 심의를 주재했다. 오른쪽은 지철호 부위원장. [사진제공=공정위]
▲ 조성욱 공정위원장(가운데)은 취임 후 처음으로 25일 전원회의를 열어 애플의 동의의결 절차 개시 신청 건 심의를 주재했다. 오른쪽은 지철호 부위원장. [사진제공=공정위]
거래상 지위 남용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애플코리아(유)가 신청한 동의의결 건에 대해 재심의가 진행된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는 “지난 25일 열린 전원회의에서 애플코리아의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 등에 대한 건 관련 동의의결 절차 개신 신청 건을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신청인이 동의의결 시정방안에 대한 개선안을 제출하면 심의를 속개해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공정위는 신청인이 제시한 거래조건 개선안 및 상생지원 방안 등 동의의결 시정방안애 대한 보완이 필요하고 신청인이 개선된 시정방안을 제시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국내 이동통신사에 아이폰 광고비용을 강요하는 등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를 했다는 공정위 사무처 심사보고서를 지난해 4월 수령하고 같은 해 12월 12일, 올해 1월 16일, 3월 27일 세 차례 전원회의를 심의를 받은 후 4번째 심의를 앞두고 지난 6월 4일 돌연 동의의결 개시를 신청했다.

동의의결제도에 대해 공정위는 “사업자가 스스로 소비자 피해구제, 원상회복 등 타당한 시정방안을 제안하고 공정위가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그 타당성을 인정하는 경우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리머 “동의의결제가 도입되면 기존의 시정조치에서는 부과할 수 없는 소비자 및 중소기업 피해의 신속하고 실질적인 보상 등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51조의2(동의의결) 제1항은 “공정위 조사나 심의를 받고 있는 사업자 등은 당해 조사나 심의의 대상이 되는 행위로 인한 경쟁제한상태 등의 자발적 해소, 소비자 피해구제, 거래질서의 개선 등을 위하여 제3항에 따른 동의의결을 하여 줄 것을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심의 등 대상이 되는 행위가 부당한 공동행위 위반이나 고발 요건에 해당할 경우 동의의결을 할 수 없다.

신청인은 동의의결을 신청할 때 ▶해당 행위를 특정할 수 있는 사실관계 ▶해당 행위의 중지, 원상회복 등 경쟁질서의 회복이나 거래질서의 적극적 개선을 위하여 필요한 시정방안 ▶소비자, 다른 사업자 등의 피해를 구제하거나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정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애플이 동의의결을 신청하며 제시한 거래조건 개선안 및 상생지원 방안은 신청인이 경영상의 비밀을 이유로 비공개 심의를 요청하고 위원회가 이를 수용해 25일 열린 전원회의에서 공개되지 않아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 소비자 또는 거래상대방 피해구제 등 타당한 시정방안을 제안하고, 공정위가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그 타당성을 인정하는 경우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라는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미국의 통신칩 제조업체 퀄컴인코퍼레이티드도 지난 2016년 특허권 남용 혐의(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로 네 번의 공정위 전원회의 심의를 받은 후 그해 11월 18일 동의의결 개시를 신청한 적이 있다.

공정위는 다음달 5일 전원회의를 열어 동의의결 절차 개시 신청 건을 상정해 심의했지만 “퀄컴 측에서 시정방안을 보완해 제출하겠다”는 의견을 표시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심의 속개를 결정한 후 같은 달 14일 열린 전원회의 심의에서 불인용(기각) 결정을 내리고 21일 본안 심의를 재개해 퀄컴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조311억4500만원 부과를 의결했다.

◆동의의결 재심의 앞두고 서비스업감시과장 교체

한편 공정위는 애플이 신청한 동의의결 절차 개시 재심의를 앞두고 조사를 지휘한 시장감시국 전성복 서비스업감시과장을 소비자정책국 소비자정책과장으로 발령하는 인사를 10월 1일자로 단행했다. 속개되는 심의에는 안병규 서기관이 서비스업감시과장으로 심사관석에 앉게 된다.

안병규 새 서비스업감시과장은 공정위 대전사무소장, 대변인실 정책홍보담당관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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