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반행위 적발되면 대표이사 외 임원에게도 엄한 법적 책임

▲ 직접판매공제조합과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이 만든 '방문판매 법령집'에는 다단계판매 관련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은 물론 공정위 고시, 지침, 준수기준이 수록돼 있다.
▲ 직접판매공제조합과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이 만든 '방문판매 법령집'에는 다단계판매 관련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은 물론 공정위 고시, 지침, 준수기준이 수록돼 있다.
다단계판매 업체 임원이었던 A씨는 몇 년 전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A씨 외에도 해당 업체 대표이사와 주요 임원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최근 기자와 만난 A씨는 당시 자신을 포함한 여러 임원이 구속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예기치 않게 구속된 A씨는 “법원은 대표이사 외에 임원에게도 엄한 법적 책임을 물었다”며 “방문판매법이 얼마나 무서운 법인지 뒤늦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 다단계판매 업체 대표이사 B씨의 책상에는 방문판매법령집이 놓여 있다. 이 법령집에는 방문판매등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 시행규칙을 비롯해 특수판매에서의 소비자보호 지침 등이 담겨 있다. 법령집은 닳고 달았다.

B씨는 “다단계판매업체 대표는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것과 다를바 없다”며 “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방판법과 시행령, 시행규칙과 공정위 고시까지 세세히 체크하면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수판매에서의 소비자보호 지침’ 숙지도 필수

다단계판매업에 몸담고 있는 임직원들은 특수판매에서의 소비자보호 지침을 법령 못지 않게 숙지해야 한다.

다단계판매 업체 C사는 2016년 후원수당 35%를 초과 지급해 공정거래위원회 심의를 받았다. 지점 운영비를 후원수당에 포함시켜야 하는데 이를 제외시켜 공정위에 적발됐다. 이 사건 공정위 심의 당시 심사관(특수거래과장)은 “지점 운영비는 특수판매에서의 소비자보호 지침에 따르면 회사가 직접 지점을 운영하지 않을 경우 후원수당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위법성을 지적했다.

하지만 C사 대표는 “(심사관은) 지점 임대료와 관리비를 후원수당에 포함시켜 35% 초과 지급한 것으로 봤는데, 이를 후원수당으로 보기 어렵지 않느냐”고 주장하면서 “특수판매에서의 소비자보호지침에 대해 잘 모른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에 대해 심의를 맡은 공정위 상임위원은 “다단계판매를 운영하려면 특수판매에서의 소비자보호지침은 당연히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다단계판매업 경영자는 방문판매법령 뿐만 아니라 특수판매에서의 소비자보호지침도 꼼꼼히 살펴보고 숙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다수 다단계판매 업체가 법 준수에 노력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일반 기업체에 다니다 다단계판매 업계로 이직한 D씨는 2년 남짓 근무하다 지난해 사직서를 쓰고 다단계판매업계를 떠났다.

D씨는 “임원은 아니지만 중요 실무를 담당하고 있어 만에 하나 법 위반 사실이 드러날 경우 주요 실무 담당자까지 형사처벌이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업계를 떠나기로 마음먹었다”며 “아무리 법 테두리 내에서 회사가 운영된다 해도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아 다른 업종으로 이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대표 “어떻게 법을 다 지키고 경영하느냐”는 말에

한 다단계판매 업체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퇴사 후 다른 다단계판매 업체에 취업한 E씨는 “그 업체에 계속 있다가 나까지 법적 처벌 받을까 두려워서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며 “어떻게 법을 다 지키고 회사를 경영하느냐는 (대표의) 마인드가 불안해 퇴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단계판매 업체의 매출액에는 임대료 수입, 직원이 제품을 구매한 금액과 직원식당 운영으로 발생하는 식권 판매수입 등을 포함시키지 않아야 한다. 직원이 구입한 물품가액을 매출액에 포함시켜 후원수당 35%를 산정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이는 방문판매법이 규정하는 다단계판매 매출액에 해당되지 않는다. 상당수 다단계판매 업체들이 직원들에게 자사 제품을 특가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 다단계판매 업체 대표는 “방문판매법은 법 해석에 애매한 부분도 적지 않은데다 무엇보다 위법행위 발생 때 강력한 처벌이 뒤따른다”며 “법의 테두리 내에서 회사를 경영하기 위해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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