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올해 초 ‘보행친화도시’ 조성을 선언한 가운데 지역 특성에 맞춰 보행환경 개선이 이뤄지는 ‘보행환경개선지구’를 지정해 운영한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는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중구 명동관광특구 등 평소 보행인구가 많은 시내 주요 5개소를 12일부터 ‘보행환경개선지구’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보행환경개선지구’는 지난 2012년 8월부터 시행된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조성되는 것으로, 기존의 ‘보행전용거리’가 단편적인 선(線) 단위의 공간이었다면 ‘보행환경개선지구’는 보행전용거리를 아우르는 면(面) 단위의 개념으로 해당 지역 특성에 알맞은 관리와 개선이 이뤄진다.

이에 따라 단순히 차량을 막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보행공간만을 제공했던 ‘보행전용거리’와는 달리 보행환경개선지구로 지정되면 주변 상권과 보행자 이동패턴, 교통량 등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지구 단위의 종합적인 맞춤형 개선에 들어가게 된다.

이번에 서울 시내에서 처음으로 ‘보행환경개선지구’로 선정되는 5개소는 △광진구 구의강변로 △용산구 이태원세계음식문화거리 △중구 명동관광특구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성북구 역사문화지구로, 평소 보행밀도가 높으면서 주거·관광·문화 등 지역별 특색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선정됐다.

먼저 아파트·주택 등 주거밀집지역인 △구의강변로(광진구)는 주민 제안에 의해 선정된 곳으로, 오는 연말 조성이 마무리된다. 보행자 대부분이 지역 주민인 만큼 보행자 통행로와 주요 상업·편의시설을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생활 보행 안전을 높이는데 중점을 뒀다.

이 지역은 이면도로를 중심으로 주거단지·상가·학교 등이 밀집되어 있는데다 근처에 동서울터미널과 구의·강변역이 위치해 있어 평소 많은 유동인구와 교통량으로 보행자 교통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지역이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우선 차도와 보도 구분이 명확치 않은 이면도로에 보도블록을 깔아 보·차도를 구분하고, 분전함·가로수 등으로 보행공간이 좁은 경우 시설물을 옮겨 충분한 보행로를 확보했다. 또한 차량이 속도를 자연스럽게 낮출 수 있도록 보도와 횡단보도 높이가 같은 고원식 횡단보도를 설치했다.

구의강변로 보행환경개선지구는 주민 생활과 밀접한 대상지인 만큼 주민설명회, 설문조사 등을 통해 설계부터 조성까지 모든 과정에 주민 의견을 적극 수렴해 진행되었다.

다음으로 지난달 개선을 완료한 △이태원세계음식문화지구(용산구)는 서울 시내에서도 흔치 않은 독특한 세계 문화 거리로, 연중 수시로 크고 작은 축제·행사가 열리는 만큼 이곳을 방문하는 많은 내·외국인을 위한 보행환경 개선이 절실했다.

6호선 이태원역의 연간 승하차 인원은 2010년 935만명에서 2011년 1022만명으로 지난해에는 1099만명으로 증가했다. 이태원역에 하차해 세계음식문화지구로 이동하는 시민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태원 인근으로 몰려드는 차량, 보행에 불리한 교통여건 등으로 인해 보행자 이동에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시는 개선에 앞서 지난 10월 말부터 ‘이태원로27가’를 관광객이 집중되는 금·토·일요일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를 ‘주말형 보행전용거리’로 운영 중이다. 따라서 주말 저녁에는 거리 내 차량 통행이 제한돼 보행자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 이는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서울시는 향후 지역 상권활성화 등 효과를 분석하고, 주민·상인 등 다수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는 운영시간을 평일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기존에 아스팔트가 깔려있던 거리 전체를 색상이 들어간 보도 형태로 포장하고, 노후한 계단 정비, 송전선 등을 지하로 매설하는 등 보행환경을 개선했으며 주민과의 협의를 통해 거주자 주차면을 제거하여 보행자 최우선 지역으로 조성했다.

이번 개선을 계기로 서울시는 보행환경 개선을 비롯해 지역 특성에 맞는 축제와 행사를 지속 개최·발굴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중구에 위치한 △명동관광특구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는 서울 시내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보행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특히 내년 3월 예정된 DDP 개관과 함께 향후 방문객이 더욱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이들 2개소는 현실태 점검을 통해 개선안을 수립 중이며 2015년 추가 개선을 완료할 계획이다.

‘명동관광특구’는 서울을 대표하는 상업지역으로서 지난 2012년 시간당 평균 보행량이 5869명으로 서울시 평균 보행량인 386명의 15배에 달하는 보행밀집지역으로 보행 안전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곳이다.

의류·패션산업의 메카 ‘DDP지구’는 주간뿐만 아니라 야간에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내년 DDP 개관 이후 방문객 증가에 대비하여 보행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대상지로 선정됐다.

서울시는 명동관광특구와 DDP지구에 대한 보행여건 평가를 진행한 뒤에 개선안을 발굴하여 시설을 추가 보완할 계획이며, 기본적인 보행시설 개선뿐만 아니라 두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시각정보 디자인을 접목하는 등 다양한 개선사업으로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김순희기자 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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