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해소와 2~3인 가구 주거 대안으로 떠올라

서울 삼성동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박모씨(33)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오는 12월 결혼을 앞둔 신혼집을 구하기 어려워 결혼을 미뤄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직장과 가까운 지역에 아파트 전용면적 55㎡ 전세가격이 2억원을 넘고 그나마 저렴하다는 다가구·다세대주택 60㎡(전용면적 기준)도 1억600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금융기관에 근무하다 최근 은퇴한 허모씨(61세)도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녀들이 독립해서 살고 있고 본인이 10년 넘게 살고 있는 사당동 전용면적 109㎡ 아파트가 부부가 단둘이 살기에는 너무 크고 관리비도 아낄겸 인근 지역에 투룸형 주택으로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투룸형 주택은 원룸과 달리 대부분 재계약하기 때문에 매물이 없다는 이야기만 듣고 있다.

‘원룸형’이 일색이 였던 수익형 부동산 분양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바야흐로 원룸시대가 가고 투룸시대가 오는 것이다.

그동안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비중이 낮았던 ‘투룸형’이 급부상하고 하는 이유는 아파트 등 주택 전세가격이 급등하고 전세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가격이 저렴하고 ‘원룸형’보다 규모가 조금 큰 ‘투룸형’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것으로 전세난 해소와 2~3인 가구 주거 대안으로까지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통계청 가구 구조 통계를 보더라도 4인 가구는 전체의 22.5%에 불과했지만 2인 가구(24.3%)와 3인 가구(21.3%)를 합치면 전체 가구의 절반에 육박해 투룸형 수익형 부동산의 잠재수요는 풍부한 편이다. 임대수요도 늘고 있다. 2~3인 가구를 염두한 공급이 거의 없는 반면 고소득 독신자는 물론 신혼부부 등이 투룸형을 꾸준히 찾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분양 사례에도 투룸형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한화건설이 지난 5월 서울 마포구에서 분양한 ‘상암오벨리스크 2차’ 오피스텔은 투룸이 원룸을 제치고 최고경쟁률(25.5대 1)을 기록했다. 4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나온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시티’ 역시 투룸 경쟁률(5.1대 1)이 평균 경쟁률(3.2대 1)을 웃돌았다. 이들 성황리에 청약을 마칠 수 있었던 이유로 관련 전문가들은 희소성을 이유로 꼽았다.

그동안 철저하게 전용면적 30㎡ 이하인 원룸형 주택 공급에만 정부는 초점을 맞줬다. 하지만 1인 가구만을 위한 주택이어서 다양한 수요를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정부가 2009년 5월 도시형 생활주택을 도입된 뒤 지난해 9월 말까지 20여만가구 넘어서고 원룸형이 80~90%를 차지하는 등 공급과잉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협소한 공간으로 생활의 질이 낮아진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오피스텔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공급된 오피스텔 4만5000여 실 중 90% 이상이 원룸이다.

투룸형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실거주가 아닌 임대사업 목적으로 투자를 하는 경우 지역별, 상품·특성별로 실제 수익률 차이가 나기 때문에 주거 인프라와 교통여건, 단지 내 입주민을 위한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진 상품을 고르고, 시공사 브랜드도 따져봐야 한다.

수익률을 높이려면 주변 시세대비 분양가가 저렴해야 하고, 절세면에 유리하며 관리비 등 부대비용도 적은 상품을 골라야 한다. 또한 지역 배후에 직장인 등 임대수요가 풍부한지,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인지 꼼꼼히 따져보고 임대 사업성이 높은 곳에 눈길을 돌려야 한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투룸형 수익형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서울 강남권 및 대도시 도심 지역을 눈여겨볼 만하다”며 “다만 공급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경우 임대수요를 찾기가 어려워 질수 있으므로 공급 추이를 살펴보면서 투자에 임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김순희기자 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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