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헌책방인 '대오서점'
▲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헌책방인 '대오서점'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고유의 명절 설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나흘간 쉴 수 있는 설 연휴에 가족들과 무엇을 하며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을까. 윷놀이를 하거나, 영화 감상 또는 근교 산에 올라도 좋다. 그러나 서울 시내로 나들이 계획을 세운다면 경복궁의 서쪽 '서촌마을'로 떠나보자.

개발 제한때문에 오래전 마을 모습을 간직한 서촌마을은 한옥과 낡은 대문, 골목길마다 옛 서울의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서촌마을은 한옥이 늘어선 골목과 재래시장, 소규모 갤러리, 공방 등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골목골목 누비는 즐거움이 있는 서촌마을의 옛 추억길을 소개한다.

- 대오서점

대오서점은 서촌의 대표적인 명소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헌책방인 대오서점은 1934년에 지어진 한옥에 둥지를 틀었다. 63년째 서촌을 지키고 있는 대오서점은 1950년대 책방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많은 이들에게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 아쉽게도 지금은 책을 판매하고 있지 않지만 옛 추억을 간직한 사람들이 머물다 갈 수 있도록 카페를 열었다. 좁고 허름해 보이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헌책이 쌓여있는 한옥을 볼 수 있으므로 내부까지 들어가 보자.

▲ 옛 한약방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통인한약국
▲ 옛 한약방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통인한약국

- 통인한약국

대오서점을 지나 한약향기가 나는 곳으로 발길을 조금 옮기면 한옥에 자리한 통인한약국을 만날 수 있다. 작지만 격조 있는 분위기가 풍기는 한옥 안으로 고개를 내밀면 가마솥에 한약을 달이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옛 한약방의 모습을 일부 재현한 한약국에서 약재, 한약, 한방차를 구경하며 한약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잠시 들러 가마솥으로 끓여낸 십전대보탕을 한 잔 마셔보는 것도 좋아.

- 통인시장

서촌나들이 중 출출해진 배를 달래기 위해 통인시장에 가서 도시락카페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통인시장에서는 현금을 엽전으로 바꾸어 시장 내 반찬가게를 돌며 뷔페처럼 원하는 반찬을 담아 먹을 수 있는 이색체험을 할 수 있다. 통인시장의 명물 기름떡볶이를 맛보는 것도 빼놓지 말자.

- 박노수 미술관

서촌 골목길을 따라 걷다보면 박노수 미술관을 만나게 된다. 박노수 미술관은 故박노수 화백이 자신의 생활공간과 미술작품을 종로구에 기증해 만들어진 최초의 종로구립미술관이다. 미술관에는 아담한 정원이 있는데 그 곳에서 크고 작은 돌들로 만들어진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집으로 들어서면 안방을 비롯하여 다락방까지 박노수 화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미술관 입장은 무료이므로 부담 없이 들어가 보자.

▲ 엽전으로 도시락카페를 이용할 수 있는 통인시장
▲ 엽전으로 도시락카페를 이용할 수 있는 통인시장

- 수성동 계곡

박노수 미술관을 나와 윤동주 하숙집 터를 지나 걸으면 옥인제일교회가 보이고 어느 새 인왕산 수성동 계곡 입구에 다다른다. 겸재 정선의 화폭에 등장했던 곳으로 인왕산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서촌마을 골목여행은 작지만 감각적인 공방들과 소박한 밥집, 개성과 감성이 충만한 까페들을 둘러보면서 더욱 풍성해진다. 이번 설 연휴, 평화롭고 정감 있는 그 곳, 서촌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즐거운 나들이가 될 것이다.

서촌마을 가는 길은 승용차보다는 대중교통이 편리하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4번 출구로 나와 효자로를 따라 걸으면 서촌마을에 닿는다.                                                                   <사진제공:통인한약국>

김순희기자 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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